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발 도르차 평원은 14~15세기 시에나 공화국 영토로 통합된 후 지속적인 계획을 통해 개발된 지역이다. 사람이 만들어 낸 ‘경관’ 개념의 시초라고 설명되고 있으며, 우리에겐 풍경화 속 아름다운 유럽의 농촌 모습의 전형으로 기억되고 있다. 실재로 많은 화가들이 영감을 얻었던 장소였고, 많은 사람들에게 그림을 통해 기억되고 있는 장소이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여행 하면 빠지지 않고 소개되고 있는 지역이고, 사진 속 목가적 풍경과 분위기만으로 많은 여행객들에게 동경의 대상으로 각인되고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이러한 풍경 이면에는 르네상스 시기부터 300년에 걸친 토양 개량 등 적층된 사람의 문화적 유산이며, 혁신적 토지관리 시스템의 결과 임은 상대적으로 간과되고 있는 부분이다. 단순히 자연풍경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실재 농업, 경관, 도시와 마을, 농가, 수도원, 사원, 다리, 길 등까지 문화유산으로 포함되어 등재되어 있다.

우리에게도 이와 유사한 개념과 담론들이 있다. 도시와 마을, 공동체, 골목, 기억과 장소 및 소위 문화유산이라고 부르는 다양한 논의들이 있다.

오랜 시간동안 사람이 거주하며 생활했던 장소인만큼 비슷한 논의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우리에겐 개념과 담론만 있고 지속적으로 적층된 행위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편이다.


담론을 너머 실천이 필요한 시대이며, 실천은 개념이 아닌 실질적인 행위라는 점을 늘 간과해서는 곤란할 것이다. 문화 유산은 반드시 체계적이고 총체적인 사람의 삶의 행위가 수반된 생산물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유산의 상당 부분은 도시와 건축이란 카테고리의 대상 임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집짓기는 분명 소소하고 일상적이어야 하겠지만 마을과 도시에 대한 생각의 연속이란 점과 하나하나의 집짓기가 모여 또하나의 풍경을 이루고 있음은 반드시 상기해야할 지점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의 집짓기 행위가 지속적으로 적층된 것이 다름 아닌 우리의 문화 유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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