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재 공사비를 산정하는 견적서의 상당 부분은 공사내역서란 양식이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내역서는 개별 공종을 구분하여 작성되며, 개별 공종의 세로 항목은 설계도서의 해석에 따라 세부적인 항목들로 다시 세분화 되며, 가로 항목은 재료비, 노무비, 경비라는 비용 항목들로 다시 세분화 된다. 쉽게 말해 공종에 따른 품명과 규격, 단위, 수량, 단가, 금액 등으로 내역서는 구성되는데, 핵심은 개별 항목별 단가와 수량이라는 개념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앞서 ‘공종’이란 개념을 언급한 바 있는데, 공종이란 개념은 내역서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기초적인 분류체계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언급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공종은 다시 세부공종으로 분류될 수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러한 세부공종은 설계도서에 대한 해석을 기초로 분류되는 항목으로 특히 디테일에 대한 해석이 중요한 부분이다. (소규모 건축물시장에서 이외로 적지 않은 시공사들이 이러한 설계도서의 해석에 대한 전문성이 다소 미흡하다.) 설계도서 상의 각종 스펙, 디테일 해석에 따라 세부공종은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분류된 세부공종은 재료비, 노무비, 경비라는 비용의 공통 분류체계에 입각하여, 각각 품명과 규격, 수량, 단가 등으로 내역서를 작성하게 되고, 이러한 공종별 내역서의 총합이 직접공사비를 의미하게 된다.

우리가 늘 궁금해 하는 평당 공사비가 얼마인가? 라는 의미 역시 결국 이러한 단가와 수량의 의미와 다르지 않다. 주택 30평 정도를 짓는다고 가정하면 30평이란 의미 중 하나는 일종의 ‘규모’라는 의미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수량’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30평이란 수량에 평당 단가 500만원을 곱하기 하면 1억5천이란 공사비를 산정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단가와 수량이란 개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러한 단가와 수량에 대한 수식의 합이 금액이란 비용, 즉 돈으로 환산되기 때문이다. 즉 단가와 수량은 비용을 결정하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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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비용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방법으로 단가와 수량에 의한 방법이 과연 합리적이고 타당한지에 대한 부분은 논의의 여지가 많다. 일정 부분 유용한 방법이고 비교적 보편적인 방법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단가와 수량에 의한 금액의 타당성 검토가 반드시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단정 짓기엔 다소 보완 되어야 할 여지가 많은 것도 분명 사실이다.

특히 단가라는 부분은 품셈, 일위대가 등 다소 전문적인 개념을 통해 정리되는데, 이러한 단가를 산정하는 품셈, 일위대가라는 개념은 이외로 추상적인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상대적이기도 하다. ‘수량’이라는 부분은 비교적 수치적으로 쉽게 검증할 수 있는 반면 ‘단가’라는 개념은 조건에 따라 그 단가 자체의 객관성의 편차가 상당할 수 있다. 단가와 수량에 대한 이러한 편차는 집짓기 현실이 생각만큼 그렇게 보편적이거나 균질한 대상이 아니라는 것에 기인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집짓기는 공장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것과는 다른 행위이며, 공장제품과 같이 단가와 수량의 가치를 쉽게 정량화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똑같은 설계도서를 가지고 집을 짓는다고 해도 현장 여건 등에 따라 공사비용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 건축시공의 특성 중 하나인 것이다. 무엇보다 동일한 시공 품질을 구현하는데 있어 시공주체의 역량 및 방법에 따라 공사비용은 다소 편차를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건축 및 시공에 대한 시공주체의 생각과 가치관, 시공과정에서 서비스 등의 무형의 가치는 이러한 단가와 물량이란 개념으로 객관적으로 반영하기 어려운 특수성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평당 공사비가 얼마인가? 라는 질문의 대답은 두루뭉술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내역서 검토는 설계자와 시공자의 긴밀한 협의가 중요하다. 특히 시공사 선정 기준을 비교견적만의 최저공사비 기준으로 선정한다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일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비교견적 상 10~20% 정도의 편차는 지극히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정작 중요한 부분은 이러한 편차에 대해 설계자와 시공자간의 협의를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공사비용의 건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일일 것이며, 무엇보다 시공의 무형의 가치를 포함한 시공사 선정이 중요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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