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를 결심하고 난 후 가장 혼란스러운 점 중에 하나는 각종 매체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정보와 이야기들이다. 예비건축주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부터, 창호 선정은 어떻게 하고, 단열재 등급은 어떻게 하고 등, 외 밖에도 다소 어려운 기술적인 내용들까지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집짓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가지 비교해 봄직한 사실 중 하나는 아파트를 구입할 때와의 모습이다. 우리가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창호 선정은 어떻게 하고, 단열재 등급은 어떻게 하고 등의 어려운 내용에 대해서 전혀 물어본적도 없고, 궁금해 하지 않는다. 모델하우스에서 몇가지 사항에 대해 궁금함 정도를 질문할 뿐이다. 더욱이 이러한 자재에 대한 선택 부분은 건축주가 임의로 할 수 있는 대상도 없다.

그런데 단독주택 집짓기에서는 왜 이런 세부적인 내용을 건축주가 모두 알아야하는 것일까? 그리고 알려고 하면 제대로 알 수는 있는 것인가?

이천 전원주택

아파트에 대한 이런저런 문제점들도 적지 않지만, (아파트는 우리가 자세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실제 제도적으로 단독주택 시장의 집짓기 보다 상대적으로 나름의 체계적성을 가지고 있다. 법률적인 내용 이외에도 우리가 잘 모르고 있지만 세부적인 지침이나 규정 등이 단독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촘촘한 편이고, 설계부터 감리까지 법적으로 나름의 체계성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건설사 중심의 아파트 공급 과정에서, 집주인은 아파트란 집을 상품 구매하듯 구입하는 것이며, 집짓기 과정은 오롯이 건설사의 몫이다.

어쨌든 나름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아파트지만 그래도 소비자의 불만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단독주택 집짓기 시장은 이러한 아파트 공급과정에 비하면 훨씬 제도적으로 취약할 뿐 아니라, 하우징 업체 및 공급주체들의 전문성과 태도의 문제는 천차만별이다. 당연히 이런저런 불만과 리스크들이 산재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아파트 구입하다 10년 늙는다는 말은 없지만, 집짓다가 10년 늙는다는 말은 충분히 있을만한 일이다.

단독주택 등 소규모건축물 시장의 여러 문제점들 중 하나는 건축설계부터, 감리, 시공 과정 등 일련의 전체 과정에서 개별적이고 전문적인 사항들에 대해 하나하나 객관적인 사실관계에 입각해서 건축주 입장에서 판단해 줄 수 있는 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평당 건축비 비교만으로 싸게 집을 짓고자 하는 건축주의 심리가 덧붙혀져, 자격 미달의 하우징 업체나 개인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이런 업체들의 특징 중 하나가 비교견적 등의 공사비 문제와 스펙 중심의 이야기들을 종종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근래의 인건비 상승으로 재료비는 전체 공사비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아무리 좋은 창호와 단열재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창호와 단열재 시공이 제대로 시공되지 못하면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운 것은 건축이다. 집이 완공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디테일들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반 건축주들은 이러한 제품의 성능과 올바른 시공 방법 등의 디테일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이 없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건축 설계 단계 부터 시공과정 등 집짓기 일련의 과정의 세부적인 여러가지 사안에 대해, 건축주 입장에서 사실관계에 입각해서 전문적인 판단의 주체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필요하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집짓기에서 조력자는 과연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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